소매치기 경험담 (3) 바르셀로나 둘째날

누군가 이야기 하길, 돈을 잃어 버린것은 작게 잃어 버린것이요, 명예를 잃어 버린것은 크게 잃어 버린 것이요, 건강을 잃어 버린것은 모두 잃어 버린것이다 라고....아마 약사이던가...의사 이던가....

보통은 소매치기 당하면 돈을 잃어 버리는데 난 큰것을 잃어 버렸다.

바르셀로나에서 첫날 돈을 잃어 버리고 난 다음날 기분도 전환할겸해서 민박집에서 만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다시 그 해변가에서 술을 마셨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일. 남은 돈으로 여행이나 열심히 하자. 그 돈은 원래 내 돈이 아니었나보다 하며 툴툴 털어 버리기로 한것이다.

모두들 기분 좋게 술을 마시고 밤 12시 경 우리는 수영을 하기로 했다.

여자들은 윗 끄내끼+ 빤스, 남자들은 빤스만 입고 지중해 밤바다를 즐기려 한것이다.

들어간지 3분도 안돼 먼저 들어간 사람들이 소리를 쳤다.

난 물에 들어가다 말고 뒤를 돌아보는데 어떤 놈이 해변에 벗어 둔 우리 옷을 들고 도망을 가는 것이다.

정확히 이야기 하면 내 옷만 들고 튀는 것이다.

난 사력을 다해 물 밖으로 나와 잡으려 했지만....

왜 하필이면 또 내 옷인지....왜 내 옷만 가지고 가는지....

돈은 가지고 가더라도 옷은 어딘가 버려 뒀겠지 하는 생각에 빤쓰만 입은채 옷을 찾으러 골목골목을 다 돌아 다녔다.

C발, 바지라도 찾아야 민박집에 들어가지....

밤새 골목을 헤집고 다니는데 어떤 여자 한명이 컴컴한 골목에서 나왔다.

눈이 마주 쳤는데 난 빤스만 입고...어색해서 소매치기를 당했는데 바지를 찾고있다 혹시 누가 버린 바지 보지 못했느냐고 물어 보았다.

나의 딱한 사정을 안 그 여자는 자기가 남는 바지가 하나 있으니 주겠다고 했다.

난 고마워 어쩔줄을 몰랐다. 일단 민박집까진 들어 가겠구나.

하지만 그여자 자기가 입고 있는 바지를 벗으며 이걸 입으라고 했다. 헉....

난 괜찬다며 도망치듯 돌아섰다. 별 미칀여자가....

아침 6시, 불행히도 동이 서서히 터오고 거린엔 출근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오고...

난 빤스만 입은채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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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잃어버린 여권과 학생증은 경찰서에서 찾았다.

경찰서에 내가 다시 나타나자 경찰관들은 날 완전히 미칀놈 취급을 했다.

전날도 돈을 잃어버리고 술에취해 난리를 쳤는데 또 나타나니 그럴만도 하다.

일주일 후 잃어버린 수표와 카드를 재발급 받아 사하라로 가기 위해 모로코로 가는 배가 출발하는 알제시라스로 떠났다.

출처 : 프라하 여행자를 위한 프라하보헤미안하우스
http://www.prahabohem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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