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에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유럽으로 와 아프리카, 중동 지역을 여행하고 북유럽을 거쳐 다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올랐다.
2003년 2월, 만 4년만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첨에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탈땐 바이칼 호수가 있는 이르크츠크에서만 몇일 내렸다가 바로 모스크바로 갔지만 이번엔 타타르 공화국의 카잔,노보시비리스크,예카테린부르그 도 둘러 보았다.
이번엔 몽골까지 가보려고 몽골비자도 받고 아름다운 겨울 바이칼을 보기 위해 이르크츠크에 내렸다.
영하 35도의 강추위에 전에 묵었었던 호텔까지 택시를 탔다.
가봤었던 곳이라 대충 거리도 알고 지리도 기억이 나 택시요금을 협정을 했다.
호텔 앞에서 내리려는데 미리 협정했던 요금보다 많은 요금을 요구해 거절하니 돈을 받지 않으려 했다.
장시간 열차여행에 피곤하고 날씨도 추워 돈을 던지듯 두고 내려 뒷자석에 둔 배낭을 꺼내려고 뒷문을 여는데 화가 난 택시 운전사는 그냥 택시를 몰고 가벼렸다.
좀 황당하기도 하고 설마 그냥 갈까 다시 돌아 오겠지 하는 마음에 30분을 추위에 떨며 기다렸다.
...............
하지만 택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다행히 돈과 귀중품이 든 작은 가방은 몸에 지니고 있어 호텔 체크인은 했다.
리셥센에 미리 이야길 하고 간단한 세면도구와 속옷을 구입했다.
이번에 돈이 아니라 배낭 전부다.
배낭엔 4년간 내 몸의 일부처럼 같이 한 침낭, 빨래거리 밖에 없다.
하지만 그 속엔 4년간 여행하며 쓴 일기장 7권이 들어있다.
돈 보다 더 귀중한 일기장을 잃어버리니 정말 미칠것만 같았다.
차라리 돈을 가지고 가지.....
경찰서로 향했다.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경찰서에서 쓸데없는 조서는 거녕 내 상황조차 이야기 할 수가 없다.
손짓발짓하면서 택시가 가방을 가지고 가벼렸다고 이야긴 했는데...
형사가 날 차에 태우더니 어디론가 갔다.
외각의 한 낡은 아파트 주차장으로 가더니 차를 세우고 기다렸다.
잠시 후에 동양인 가족이 차를 타고 와 주차를 하고 내렸다.
나를 데리고 가 그 사람에게 머라고 이야길 했다.
그 사람은 이상한 말투의 한국어로 자기가 통역을 해줄테니 상황을 이야기 하라고 했다.
이 가족은 북한사람 이었다. 그 아파트에 북한에서 온 근로자들이 살고 있는 공동숙소 같은곳인 것이다.
친절한 북한 사람의 통역으로 상황을 설명할 수 있었다.
그리곤 더 친절한 형사는 첨 택시를 탄 역으로 날 데리고 가 택시를 한번 찾아보라고 했다. 찾을 수 없었다.
여기저기 물어보곤 내가 아는 몇가지 사실, 택시 색깔, 차종 (번호판도 기억 못했음)을 가지고는 경찰서로 다시 돌아와
이르크츠크시에 있는 16군데 택시 회사에 모두 전화를 해서 물어봐 주었다.
난 좀 걱정이 된것이 경찰에서 찾는다고 하면 남의 물건을 가지고 간 이사람이 처벌이 무서워 돌려주고 싶어도 돌려주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가방만 찾아주면 보상금으로 돈도 몇백불 주고 처벌도 하지 말아 줄것도 부탁했다.
내가 깜빡하고 두고 내린것이라고 배낭만 찾아주면 된다고 했다. 아니 배낭, 옷 전부 다 가져도 되니까 쓸모없는 일기장만 돌려주면 된다고 했다.
일단 호텔로 돌아가 기다렸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가방은 돌아오지 않았다.
여행 마지막에 모든걸 잃어버리고 나서 생각하고 생각하니 여행이란것이 정말 무었일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여행은 얻어가는 것이 아니라 버리고 가는 것이다.
내가 일기장에 너무 집착해 지금 여행을 망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좋은 추억과 경험은 내 머리 속에 고이 간직해 있는데, 사진 몇장 글 몇장 써 둔 것이 머 그리 아까워 난 또 집착을 하는 걸까 하는 생각.
그래, 무거운 배낭 없으니 얼마나 속 시원하고 자유로운가....또 무언가 가지고 가야한다는 내 집착을 버리니 얼마나 홀가분한가....
얼마남지 않은 4년간의 마지막 여행을 잘 하고 몸 성히 돌아가자 하고 생각하며 체크 아웃을 하러 호텔을 나오는데 리셥션에서 날 부른다.
배낭이 돌아온것이다.
배낭은 돌아 왔다. 하지만 이전에 배낭보단 훨씬 가볍다. 집착을 버렸기 때문이다.
여행은 얻어가는 것인 만큼 버려야 할것이 많다.
첫째는 시간을 버려야 한다. 내 계획데로 되는일이 없다. 찾고 헤메고 하며 늘 시간 낭비다.
둘째는 돈을 버려야 한다. 잘못사고 바가지쓰고 헤메며 돈을 낭비한다.
셋째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경험하며 우리가 막연히 듣고 본 잘못된 선입견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집착도 버려야 한다. 사진에 대한 집착, 물건에 대한 집착,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써야 하는 것에 관한 집착 그리고 형식도 버려야 한다. 진정한 여행의 매력은 자유로움에 있다.
여행에선 틀이 없다. 이렇게 해야하는 것도 없고 반드시 해야 할 일도 없다. 지켜야 할 룰도 없다.
그저, 자신의 느낌과 생각과 결정에만 따를 뿐이다.
여행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잃어 버렸다.
현금만 해도 아마 1000만원은 될것이다.
하지만 얻은것은 이보다 더 많다.
잃어버린것은 잃어버려 좋고, 또 얻은것은 얻어서 좋은것이다.
문제는 어떤 상황에서 자신이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난 분명히 또 잃어버리게 될것이다. 하지만 또 그 만큼 얻을 것이다.
어디서 또 무엇을 잃어 버릴지 기대된다.
출처 : 프라하 민박의 대명사 프라하보헤미안 하우스
http://www.prahabohemian.com/
2003년 2월, 만 4년만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첨에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탈땐 바이칼 호수가 있는 이르크츠크에서만 몇일 내렸다가 바로 모스크바로 갔지만 이번엔 타타르 공화국의 카잔,노보시비리스크,예카테린부르그 도 둘러 보았다.
이번엔 몽골까지 가보려고 몽골비자도 받고 아름다운 겨울 바이칼을 보기 위해 이르크츠크에 내렸다.
영하 35도의 강추위에 전에 묵었었던 호텔까지 택시를 탔다.
가봤었던 곳이라 대충 거리도 알고 지리도 기억이 나 택시요금을 협정을 했다.
호텔 앞에서 내리려는데 미리 협정했던 요금보다 많은 요금을 요구해 거절하니 돈을 받지 않으려 했다.
장시간 열차여행에 피곤하고 날씨도 추워 돈을 던지듯 두고 내려 뒷자석에 둔 배낭을 꺼내려고 뒷문을 여는데 화가 난 택시 운전사는 그냥 택시를 몰고 가벼렸다.
좀 황당하기도 하고 설마 그냥 갈까 다시 돌아 오겠지 하는 마음에 30분을 추위에 떨며 기다렸다.
...............
하지만 택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다행히 돈과 귀중품이 든 작은 가방은 몸에 지니고 있어 호텔 체크인은 했다.
리셥센에 미리 이야길 하고 간단한 세면도구와 속옷을 구입했다.
이번에 돈이 아니라 배낭 전부다.
배낭엔 4년간 내 몸의 일부처럼 같이 한 침낭, 빨래거리 밖에 없다.
하지만 그 속엔 4년간 여행하며 쓴 일기장 7권이 들어있다.
돈 보다 더 귀중한 일기장을 잃어버리니 정말 미칠것만 같았다.
차라리 돈을 가지고 가지.....
경찰서로 향했다.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경찰서에서 쓸데없는 조서는 거녕 내 상황조차 이야기 할 수가 없다.
손짓발짓하면서 택시가 가방을 가지고 가벼렸다고 이야긴 했는데...
형사가 날 차에 태우더니 어디론가 갔다.
외각의 한 낡은 아파트 주차장으로 가더니 차를 세우고 기다렸다.
잠시 후에 동양인 가족이 차를 타고 와 주차를 하고 내렸다.
나를 데리고 가 그 사람에게 머라고 이야길 했다.
그 사람은 이상한 말투의 한국어로 자기가 통역을 해줄테니 상황을 이야기 하라고 했다.
이 가족은 북한사람 이었다. 그 아파트에 북한에서 온 근로자들이 살고 있는 공동숙소 같은곳인 것이다.
친절한 북한 사람의 통역으로 상황을 설명할 수 있었다.
그리곤 더 친절한 형사는 첨 택시를 탄 역으로 날 데리고 가 택시를 한번 찾아보라고 했다. 찾을 수 없었다.
여기저기 물어보곤 내가 아는 몇가지 사실, 택시 색깔, 차종 (번호판도 기억 못했음)을 가지고는 경찰서로 다시 돌아와
이르크츠크시에 있는 16군데 택시 회사에 모두 전화를 해서 물어봐 주었다.
난 좀 걱정이 된것이 경찰에서 찾는다고 하면 남의 물건을 가지고 간 이사람이 처벌이 무서워 돌려주고 싶어도 돌려주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가방만 찾아주면 보상금으로 돈도 몇백불 주고 처벌도 하지 말아 줄것도 부탁했다.
내가 깜빡하고 두고 내린것이라고 배낭만 찾아주면 된다고 했다. 아니 배낭, 옷 전부 다 가져도 되니까 쓸모없는 일기장만 돌려주면 된다고 했다.
일단 호텔로 돌아가 기다렸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가방은 돌아오지 않았다.
여행 마지막에 모든걸 잃어버리고 나서 생각하고 생각하니 여행이란것이 정말 무었일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여행은 얻어가는 것이 아니라 버리고 가는 것이다.
내가 일기장에 너무 집착해 지금 여행을 망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좋은 추억과 경험은 내 머리 속에 고이 간직해 있는데, 사진 몇장 글 몇장 써 둔 것이 머 그리 아까워 난 또 집착을 하는 걸까 하는 생각.
그래, 무거운 배낭 없으니 얼마나 속 시원하고 자유로운가....또 무언가 가지고 가야한다는 내 집착을 버리니 얼마나 홀가분한가....
얼마남지 않은 4년간의 마지막 여행을 잘 하고 몸 성히 돌아가자 하고 생각하며 체크 아웃을 하러 호텔을 나오는데 리셥션에서 날 부른다.
배낭이 돌아온것이다.
배낭은 돌아 왔다. 하지만 이전에 배낭보단 훨씬 가볍다. 집착을 버렸기 때문이다.
여행은 얻어가는 것인 만큼 버려야 할것이 많다.
첫째는 시간을 버려야 한다. 내 계획데로 되는일이 없다. 찾고 헤메고 하며 늘 시간 낭비다.
둘째는 돈을 버려야 한다. 잘못사고 바가지쓰고 헤메며 돈을 낭비한다.
셋째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경험하며 우리가 막연히 듣고 본 잘못된 선입견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집착도 버려야 한다. 사진에 대한 집착, 물건에 대한 집착,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써야 하는 것에 관한 집착 그리고 형식도 버려야 한다. 진정한 여행의 매력은 자유로움에 있다.
여행에선 틀이 없다. 이렇게 해야하는 것도 없고 반드시 해야 할 일도 없다. 지켜야 할 룰도 없다.
그저, 자신의 느낌과 생각과 결정에만 따를 뿐이다.
여행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잃어 버렸다.
현금만 해도 아마 1000만원은 될것이다.
하지만 얻은것은 이보다 더 많다.
잃어버린것은 잃어버려 좋고, 또 얻은것은 얻어서 좋은것이다.
문제는 어떤 상황에서 자신이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난 분명히 또 잃어버리게 될것이다. 하지만 또 그 만큼 얻을 것이다.
어디서 또 무엇을 잃어 버릴지 기대된다.
출처 : 프라하 민박의 대명사 프라하보헤미안 하우스
http://www.prahabohem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