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를 타려던 50대 시민이 버스 출입문에 팔이 끼여 끌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시민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지난 17일 오후 10시 45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덕재 버스정류소 앞 도로에서 ㄱ(58·창원시 남양동) 씨는 마산에서 창원 방향 100번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가 도착하고 승객 5~6명이 오른 뒤 ㄱ 씨가 타려는 순간, 버스가 갑자기 출발했다. ㄱ 씨는 왼쪽 팔이 출입문에 끼인 채로 5~10m 끌려갔다.
ㄱ 씨를 발견한 승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운전기사 ㄴ(43) 씨가 급히 차를 세워 바깥을 확인했다.
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출입문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차를 세운 후 확인해보니 사람이 있었고, 팔이 끼인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ㄴ 씨가 승차하려던 ㄱ 씨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출발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ㄴ 씨도 자신의 과실을 인정했다.
ㄱ 씨는 왼쪽 팔과 오른쪽 다리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19일 0시 50분께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 뒷문은 승객이 문에 끼게 되면 출입문이 저절로 열리는 압력센서 설치 등이 의무화돼 있지만, 앞문은 센서가 설치돼 있지 않아 운전자가 주의해야 한다"며 "이번 사고는 100% 운전자 과실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ㄴ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09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내버스 차내 안전사고의 86.7%가 '운전자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 부주의로 말미암은 사고로는 급제동이 125건(53.9%)으로 가장 많았고, 조기폐문 30건(12.9%), 개문발차 21건(9.1%), 급출발 13건(5.6%) 등이었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은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와 시내버스 이용 소비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차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지침 마련과 운전자 교육 확대 △시내버스 안전장치 작동 유무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시·도지사에게 건의한 바 있다.
한편 ㄱ 씨 유족은 애초 이송된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옮겨 치료하던 중 수술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과다 출혈로 사망에 이르렀다며 의료사고라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